언젠간 블로그를 통해 정리하려고 아껴두었던 2017년 북유럽 학교 탐방기, 혼자 탐방한 건 아니고 단체를 통해 팀을 꾸려 약 10일 정도 방문했었다. 드디어 티스토리를 통해 정리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감회가 새롭다. 당시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유행했는데, 내가 써두었던 글도 '도깨비'의 대사로 시작한다.
프롤로그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의 기독교학교
2주간의 여정,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 드라마 도깨비 대사 中 -
정말 그랬다. 처음 방문했던 도시 네덜란드, 그곳은 겨울에 해가 잘 뜨지 않아서 하루 종일 우중충한 날씨였고, 두 번째로 방문했던 노르웨이의 Ryenberget skole는 아침 8시였지만 어두컴컴하고, 진눈깨비도 와서 옷이 젖은 채로 학교로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한편, 덴마크의 날씨는 정말 좋아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고, 창밖으로 바라보는 광활한 대지의 평온한 모습이 마음까지 평화롭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독일은 내륙 지방이라 가장 추웠지만 웅장한 교회 건물, 종일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예쁘게 나오는 노을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서로 이웃 국가이지만 날씨가 다르듯, 각 국가에 주어진 상황 안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열심히 기독교학교를 세워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모두 눈부셨다. 정말 날이 좋아서, 좋지 않아서,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아이들,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활발하게 토론하는 학생들,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 모든 학교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었다. 충분히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늘 잠이 부족해 학교에 비몽사몽 등교하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대조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달려 발그레한 얼굴로 등교하는 아이들, 학교에서 와서 자지 않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아이들도 눈만 뜨면 학교를 가고 싶어 할 정도로 행복한 곳이 ‘학교’이길 소망하면서 북유럽 4개국, 각각의 고유한 특성을 지닌 기독교학교를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일곱 빛깔, 다양성을 존중하는 네덜란드 ‘Basisschool De Mirt 초등학교’

우리가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네덜란드 깜뻔 이라는 곳에 위치한 Mirt 초등학교였다. 이 학교는 네덜란드 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13개 개혁교단 학교 연합 ‘아크레치오(진보, 발전)’에 소속되어 있는 기독교학교이다. 특히 이 연합에 속한 학교들은 기독교교육과정 중에서도 개혁주의 교육과정을 취하고 있는데 네덜란드 사회가 점차 세속화됨에 따라 이러한 학교들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네덜란드 교육과정을 크게 4가지 과정으로 나누면 0-4세 유아원, 4세-12세 초등교육, 12-18세 중등교육, 대학 4년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1명의 교사가 25명의 학생을 가르칠 수 있도록 네덜란드 정부에서 고시하고 있다. 대학과정의 경우, 4년은 기본으로 하나, 보통 음대 같은 경우는 ‘콘서바토리’라는 단어로 우리나라의 음대를 표현하고, 네덜란드에서의 ‘university’는 석사까지 연계가 이루어지는 신학, 의대와 같은 곳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네덜란드 교육과정의 이해를 기초로 Mirt 초교는 0-4세도 수용하는 방향으로 학교가 나아가고 있으나, 현재는 전교생 150명, 그룹이라고 부르는 학년이 6개, 15명의 교사가 이루어진 초등학교이다. 그리고 1년 40주 수업, 12주 방학이 있다.
Mirt 초교는 8:30-12:00 오전 수업, 12:00-1:00 각자 가정에서 점심, 1:00-3:15 오후 수업이 이루어지며, 오전에는 기초과목, 오후에는 창의적이며, 자발적인 과목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8:30에는 성경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공립학교와 구분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생명의 물’은 아이들이 일상생활과 연결하여 성경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인데, 단지 기독교적 지식, 교리가 아니라 친구들과 지내는 것, 대화하는 것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었다.
학교를 참관하면서 교생선생님들이 각 교실에 앉아 있는 것이 인상깊어 질문했다. 보통 대학 3학년 학생은 일주일에 2일, 40주, 4학년 학생은 일주일에 4일, 40주를 교생실습이 의무이며, 교생 실습비도 부모님의 소득에 따라 학비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기독교사범대학(Viaa) 출신의 교사들은 대학 교육과정 안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것을 배우고 있으며, 개혁교회에 속해서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교목이나, 성경 교사가 없어도 성경을 가르칠 수 있다. 더불어 교생선생님들도 현장 선생님과 똑같이 대하고, 일반 교사들과 함께 서로 배울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교육활동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아이디어를 짜고,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활동을 매년 기획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이 학교가 학교와 가정과의 친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행사라든지, 머리에 이 잡기 행사는 학부모가 담당하여 행사를 준비했었다.
Mirt 초교의 로고는 무지개색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Mrit 꽃이다. 한 아이를 어떤 특정한 색깔로 정해놓고,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학생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것을 교육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하며, 개인에게 주신 달란트를 개발해 주며, 잘 이끌어내는 것이 학교의 모토이자, 철학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 본 글은 2017년 1월 방문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기독학교 탐방기입니다. 탐방을 하면서 얻게 된 정보와 함께 개인적인 소감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무단으로 복제, 발췌, 재배포하는 것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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