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쉬르의 이야기를 담은 2장은 비교적 짧다. 내용도 의미있고 재미있는 편이다.
도서 리뷰를 하기 전에 잠시 소쉬르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소쉬르는 스위스의 언어학자이자, 구조주의 언어학의 시조이다. 소쉬르는 첫째, '랑그(langue)'와 '파롤(parole)'로 나눈 언어의 세계, 둘째,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단어들을 설명하는 용어로 '기호의 자의성'을 언급했고, 셋째, 다른 관계 속에서 오는 '언어의 가치'에 대해 자세히 연구하고 설명했다. '랑그'는 개인적 발화에 의미를 부여해주고, 말하고 행동하는 행위를 가능케 해주는 추상적 체계라면, '파롤'은 개인적인 언어 스타일을 의미한다.
특히 소쉬르가 언급한 내용을 발전시킨 건 '바르트'라고 할 수 있는데 4장에서 자세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개념은 2장엔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_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저자: 우치다 타츠루
옮긴이: 이경덕

제2장 창시자 소쉬르의 등장
p72, 언어활동 선이 그어져 있지 않은 세계에 인위적으로 선을 긋고 별자리를 정하듯 정리를 하는 것. 언어활동이랑 ‘모두 분절되어 있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비정형적이고, 성운 모양을 한 세계를 쪼개는 작업 그 자체이다. 어떤 관념이 먼저 존재하고 거기에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라 이름이 붙으면서 어떤 관념이 우리의 사고 속에 존재하게 된 것.
p76, 우리의 경험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깊이 규정되어 있다. 신체적 경험 또는 같은 세계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물리적 생리적 현상까지 언어의 틀을 통과하면 그 모습이 달라진다.
p79, 내가 말을 하고 있을 때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내가 아니다. 내가 습득한 언어 규칙이고, 몸에 익힌 어휘이며, 내가 듣고 익숙해진 표현, 내가 아까 읽었던 책의 일부. 사실은 ‘타인의 지론', ‘내가 누군가에 들은 것'
소감
소쉬르의 사상은 단순하게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라고 여겼던 언어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가져다 주었다.
첫째, 언어의 정의를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비정형적인 것을 보다 분명하게 만들어 주는 언어, 경험이란 실체 없는 것을 규정해주는 언어라는 내용이 와 닿았다. 한편, 언어 때문에 인간의 사고가 더 풍부해지데 도움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둘째, 표현하는 ‘언어'는 타인의 지론으로 내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 이다' 라고 말하고 표현하고, 소감을 쓰는 것조차 나를 온전히 대변해주지 못하고, 결국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부터 나왔다는 것(?) 이 부분은 구조주의를 읽으면서 계속 반복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결국, 내가 듣고 보고했던 수 많은 것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의 원천은 결국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는 건데… 책에서처럼 정말 ‘나'는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사실 논문을 쓸 때 자주 들었던 말이 수많은 남의 생각에 점 하나 찍는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생각들은 타인의 생각에 점 하나 찍어 가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 것일까? 아니면 그 점 하나도 남의 생각일까?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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